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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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드림/FF14 2025. 2. 28. 11:17
*'신생 에오르제아' 스토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모바일 게임 '명일방주'의 설정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살리아크의 비석 앞에서 빛의 전사는 유독 오래 머물렀다. 시간이 흐르며 다른 이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고, 어느새 민필리아와 빛의 전사만이 남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브뤼다와 그는 꽤 친해진 듯 보였다. 성격이 비슷하기도 했고, 말도 잘 통하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 사람을 눈앞에서 잃었으니... 심정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 당장 자신부터 동료를 잃은 슬픔에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고르고 고른 위로의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무거운 침묵을 깬 것은 작은 노랫소리였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민필리아는 놀라 빛의 전사를 바라봤다. 평소와는 다른, 잔잔한 목소리가 귓가에 스쳤다.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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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不可解)드림/FF14 2025. 2. 16. 11:18
*창천의 이슈가르드 '거꾸로 선 탑' 던전 클리어 이후의 내용을 다룹니다.*모바일 게임 '명일방주'의 설정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민필리아 워드.'새벽'의 맹주,'초월하는 힘'을 가진 자,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 온통 새파랗기만 한 공간에서, 나는 민필리아... 였던 '그것'과 마주했다. 하이델린의 일부가 된 '그것'은 내가 탈출한 이후의 일을 알려주었고, 그제야 나는 민필리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그것'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 느낀 감정은 안타까움도, 분노도, 안도도, 슬픔도 아니었다. 오히려 커다란 의문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건 바로,어째서 민필리아는 그런 선택을 한 거지?세상을 위해 희생하다니.가족이나 친구, 동포가 아니라 세상이라고?애초에 '세상'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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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산] 발렌티온데이에는 마음을드림/FF14 2025. 2. 14. 12:00
*2.0 엔딩 이전 언젠가.레지나는 새빨간 하트가 가득한 그리다니아의 음악당을 곁눈질했다. 장식도 적당히 해야지. 여기저기 하트만 넘쳐나는 꼴이 그의 눈에는 꽤나 흉물스럽게 보였다. 의뢰인이 하필 음악당을 약속 장소로 정한 탓에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장식이 많은 쪽을 최대한 등지고 서 있는 편을 택했다.의뢰인이 부탁한 일은 손쉽고 간단했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단지 조금 귀찮을 뿐이었다. 레지나가 그를 기다린 시간보다 의뢰에 관해 설명을 들은 시간이 더 짧을 정도였다. 예상보다 대화가 빨리 마무리되자 남자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모험가 님은 지금이 무슨 시기인지 아시나요? 저 장식들은 사실- 그런 건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레지..